✦ 오롯이 시각
수련을 마친 분들이 “오늘은 그냥 멍하게 있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실 때, 오롯이는 그 말을 가장 소중하게 듣습니다. 고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연습해야 비로소 머물 수 있는 감각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딱히 볼 것이 없는데도 화면을 켜고, 알림이 없어도 확인하고, 잠깐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면 반사적으로 무언가를 검색합니다. 소음이 없으면 오히려 불안한 것처럼, 침묵을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몸에 배어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요가 낯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소음 속에서 너무 오래 살아왔습니다. 알림, 음악, 대화, 뉴스, 영상 — 이 모든 것이 끊기는 순간을 ‘여유’라고 부르지만, 막상 그 자리에 앉으면 금방 다시 무언가를 찾게 됩니다. 침묵이 어색하고, 고요가 때로는 외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낭비처럼 여기는 감각이 몸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침묵이 불편한 이유
처음 명상이나 이완 수련을 시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못 하겠어요.” 눈을 감으면 오늘 해야 할 일, 아까 나눈 대화, 내일의 걱정이 줄줄이 올라옵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시끄러워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명상을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평소 우리 마음의 상태를 처음으로 알아채는 순간입니다. 바쁘게 움직일 때는 느끼지 못했던 소음들이, 잠시 멈추자 비로소 들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침묵이 불편한 것은, 침묵이 나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분주했는지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고요는 연습이다
고요는 어떤 특별한 상태가 아닙니다. 생각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잡념이 올라올 때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알아채고 다시 지금 이 자리로 돌아오는 것 — 그 반복이 고요의 연습입니다.
요가 수련 중 drishti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시선을 한 지점에 고정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연습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중에도 눈은 한 곳을 바라봅니다. 그 시선 하나가, 생각이 사방으로 흩어지려는 순간 중심을 잡아줍니다. 고요도 이와 비슷합니다. 호흡, 소리, 몸의 감각 — 어떤 하나에 주의를 가져다 두고, 마음이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는 것.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것이 연습입니다.
고요 속에서 비로소 들리는 것들
잠시 멈추면 들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숨이 생각보다 얕았다는 것, 어깨가 귀 쪽으로 잔뜩 올라가 있었다는 것, 턱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고요 속에서 비로소 느껴집니다. 몸이 보내던 신호를, 너무 바빠서 듣지 못했을 뿐입니다.
어떤 분은 수련 중에 오래된 피로가 올라온다고 하십니다. 어떤 분은 그냥 눈물이 난다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고요가 어떤 것을 억눌렀던 자리를 건드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경험이 올라올 때, 오롯이에서는 그것을 멈추거나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거기 있어도 된다고, 그것도 수련의 일부라고 이야기합니다.
조금씩, 습관처럼
거창한 명상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 5분, 알림을 모두 끄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 샤워를 하면서 물소리에만 집중해보는 것. 밥을 먹을 때 핸드폰을 내려놓고 음식의 온도와 식감에 주의를 두는 것. 이 작은 시간들이 쌓이면, 고요는 낯선 상태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됩니다.
오롯이 요가 수련은 그 연습의 한 자리입니다. 12인 소그룹 안에서 강사가 개별 호흡과 자세를 살피며, 각자의 속도로 내면을 향한 시선을 연습합니다.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잘해야 한다는 압박도 없습니다. 그냥 오늘의 나로, 지금 이 호흡으로 충분합니다. 고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시간들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이니까요.
✦ 고요를 함께 연습하는 곳
오롯이 요가 drishti yoga shala에서는 최대 12인 소그룹으로 수련합니다. 강사가 개별 호흡과 자세를 살피며, 나에게로 향하는 시선을 함께 연습합니다.